우리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코스트코가 있다.
이사 오자마자 이용하고 싶었지만 당시 차가 없어서 버스나 자전거로 갈 수밖에 없었다. 그러나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하고, 자전거를 타면 경사길을 달려야 해서 결국 포기했다.
그러다 작년에 차를 구입하면서 드디어 코스트코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. 회원 가입비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,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기분 좋게 가입했다.
1년간의 일본 코스트코 이용
이후 1년 동안 코스트코를 자주 갔다.
주로 구입한 품목은 빵, 고기, 간식, 티슈, 치즈, 그리고 가끔 치킨이나 요구르트 정도였다.
두 사람 기준으로는 양이 너무 많아 구매할 엄두가 안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. 냉동고 용량이 한정되어 있어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.
일본 코스트코에서의 즐거움
코스트코를 이용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은, 동네 슈퍼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빵과 케이크, 쿠키, 냉동식품, 과자들을 구경할 수 있는 점이었다.
그리고 무엇보다도 코스트코 피자가 양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갈 때마다 한 조각씩 먹곤 했다.
한국은 코스트코 푸드 코트가 회원 여부와 상관없이 개방되어 있지만, 일본은 회원만 코스트코 푸드코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.
마지막 쇼핑
회원권 갱신이 다가오고, 남편과 상의한 결과 결국 코스트코 이용을 그만두기로 했다.
우선은 양이 너무 많아서 일반 슈퍼보다 저렴하게 구입을 했어도 좀 헤프게 사용하는감이 없지 않았다.
그리고 호기심에 안 사도 되는 간식들을 사는데 또 그게 너무 양이 많다.
냉장고와 냉동고를 가득 채우고 나면, 또 사 온 것을 다 처리해야 한다는 마음에 식단 구성이 다양하지 않게 된다.
그래도 코스트코 쇼핑은 항상 신나기 때문에 탈퇴 전 마지막 쇼핑을 즐기기로 하였다.
-쎄사미 베이글

원래는 블루베리 베이글을 찾았지만, 춘분 공휴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사갔는지, 쎄사미와 시나몬만 남아 있었다. 결국 쎄사미 베이글 두 봉지를 집어왔다.
- 쿠키

남편이 사고 싶다는 눈빛을 보내서 구입한 건데 엄청 맛있었다. 우유나 커피랑 엄청 잘 어울릴 것 같다. 음… 칼로리를 보니 맛있을 수밖에 없다.
- 다짐육

꼭 쟁여오는 아이템.
햄박스테이크, 미역국, 육개장, 순두부찌개, 김치찌개 등등 아무 데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.
- 크림치즈 (¥888)

베이글 먹을 때 한 조각씩 발라서 먹으면 너무나 맛있다. 보통은 세일할 때 구입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날은 세일을 안했다ㅣ.한 조각씩 24개가 들어있다. 개별 포장이라 곰팡이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 좋다.
-후토멘 야키소바 (¥438)

두 번째 구입. 일반 슈퍼에서 파는 것보다 면발이 굵고 쫄깃하다. 남편은 슈퍼에서 파는 것보다 맛있다고 한다. 한 개 양이 200그램으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. 날이 따땃해지면 야키소바 소비량이 늘기 때문에 미리 구입했다.
-존슨빌 소시지 버라이어티 팩 (¥1698)

반찬으로도 먹고 핫도그용으로도 먹을 수 있는 존슨빌 소시지. 지퍼팩에 들어있어서 보관하기 좋고, 냉동시켜도 하나하나 잘 떨어져서 좋다. 맛있다.
-잭링크스 육포(¥2058)

코스트코 갈 때마다 남편이 사고 싶어 했던 잭링크스 육포. 오늘도 육포 앞에서 발길을 못 떼길래 그냥 내가 카드에 담아버렸더니 너무 좋아한다. 누가 보면 마누라 무서워서 육포도 맘대로 못 사는 사람인 줄 알겠네 ㅋㅋ
집에 와서 먹어봤더니 그냥 맥주 안주다.
-종가 특선 김치(¥998)

세일할 때마다 두 개씩 쟁여뒀던 배추김치. 일본 김치 맛인데 익으면 엄청 맛있어진다. 찌개나 돼지고기 볶음 요리할 때도 잘 어울린다. 이날은 세일을 안 해서 그냥 한 통만 구입했다.
-스테이크 소고기

저번에 남편이 귀여운 스테이크 정식을 먹고 아쉬워하던 것이 생각나 실컷 먹을 수 있게 한 팩 구입했다.
어제 허브 솔트 뿌려서 넉넉하게 구워줬더니 엄청 부드럽고 맛있다고 그 많은 양을 고봉밥 한 그릇이랑 뚝딱 해치웠다. 사 먹는 스테이크에 비하면 싸고,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.
귀엽고 아쉬운 양의 스테이크 확인
-럭스 샴푸, 트리트먼트 (¥1360*2)

2.2kg에 ¥1360이면 정말 저렴하다. 매번 리필하고 통 세척하는 게 귀찮긴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귀찮음을 이겼다.
일본 코스트코 회원 탈퇴
계산해 주시는 분이 갱신을 물어보시길래 안 하겠다고 했더니 친절하게도 그럼 지금까지 모아둔 리워드를 다 사용하라고 제안해 주셔서 총 ¥1326의 리워드를 사용했다.
그리고 고객 센터에 탈퇴를 하러 갔더니 일 년을 다 채우지 않으면 전액 환불해 준다고 하셨다.
당시에 카드로 결제를 했었는데 현금으로 돌려받았다.
이거 이래도 되나 좀 미안하면서도 기쁘다.
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코스트코 이용이 정말 좋을 것 같다. 양도 많고 저렴한 상품도 많아서, 회원권 가격을 포함시켜도 세일 상품을 잘 이용하면 가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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